Dico

구직 준비를 하는 모든 디자이너에게

안녕하세요 Lovefield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디자이너 채용을 위한 TFT(Task Force Team)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협업하며 자주 마주하게 될 UI 디자이너를 위한 인사 담당자가 되었죠. 프론트 엔드 개발자가 디자이너 면접관이라고 한다면 의아할 수도 있을 거에요. 당시 회사에서 UI/UX 분야를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고, 기존에 있었던 디자이너분들도 마케팅 디자이너라 결이 달랐습니다. 저는 예대 디자인과를 졸업하였고, 기본적인 웹 디자인에 대한 지식이 있었기에 팀장님의 요청으로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마케팅 디자이너와 함께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마케팅 디자이너는 디자인 감각에 대한 검증을, 저는 협업과 UI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보기로 하고 준비했습니다. UI 디자이너와 가장 밀접하게 협업하는 사람이기도 하니 미리 지원자들과 이야기해보며 팀원으로 함께 합을 맞출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자주 마주치는 만큼 마음이 맞는 분이길 원했습니다.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는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디자이너에게 기획과 같은 프로젝트에 대한 관여를 요구하는 상태였습니다. 기획에 대한 이해도가 높거나, 스스로 자발적으로 나서서 개선하고 업무를 진행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더더욱 사용자 입장에서 디자인을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사용자를 오랜 시간동안 붙잡기 위해 사용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설계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습니다.

적절한 JD(Job Description)를 산정한 후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채용 공고를 작성하였습니다. 공고를 올림과 동시에 많은 디자이너를 살펴보기 위하여 사람인의 인재검색 서비스를 병행하여 디자이너를 채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한 번씩 인재검색을 할 때마다 4~500명이 작성한 이력서를 훑었습니다. 공개되어 있는 이력서 정보를 살펴보고, 괜찮다 싶으면 연락을 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스스로 입사 지원을 한 지원자들과 더불어 인재검색을 통해 본 이력서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생각보다 이력서를 제대로 쓰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작성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고, 만약 있더라도 절반은 ‘정말 이 사람이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 정도로 미흡하였습니다. 그래서 면접관 입장에서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 하는지, 면접관이 이력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정보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볼까요?

우선 회사 특성과 팀의 성향에 따라 원하는 사람이 달라지기에 어디를 입사 지원 하는지에 따라 이력서도 다르게 작성해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 중 하나인 “대기업 Aaron과 실리콘밸리 Bryan”에서 기업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이 글에 나온 Bryan과 같이 업무를 진행할 때 현재 상황에 맞는 스펙(기술) 을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며, 디자이너나 기획자분들의 의견을 듣고 다양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지정된 스펙 만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협업자와 조율 하여 현재 상황에 가장 걸맞은 결과물을 내는 것을 좋아하죠. 회사도 실리콘밸리와 같이 업무를 지시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작업을 요청하거나 스스로 일을 하게 두는 스타일입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함께 할 동료를 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점을 유념하여 글을 봐주세요.

1. 이력서 제목

사람인의 인재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제일 강조 되는 게 바로 이력서 제목입니다. 그 외에 경력과 간단한 인적사항과 키워드, 핵심 역량 등이 표시됩니다. 여기서 클릭을 유도하는 가장 좋은 항목은 이력서 제목입니다. 제목을 강조하는 이유는 수많은 이력서가 천편일률적으로 단조롭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핵심적인 문구인데, 이력서 제목으로 자신을 잘 표현한 사람이 적습니다. 입사 지원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력서는 자기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입니다. ‘나는 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입니다.’라고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글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한 줄의 제목보다 보유한 기술에 대한 소개가 더 많았습니다. 물론 기술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사람을 뽑는 기준이 되는 항목입니다. 하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이와 같은 기술은 일정한 수준의 경력이 쌓이면 비슷해집니다. 제가 이력서에서 보기를 원했던 건 ‘디자인 기법을 어떻게 활용하는 사람인가?’ 였습니다. 기술은 단순히 도구일 뿐입니다. 도구를 잘 쓰는 것 보다는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잘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법한 문장이 있습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란 문장인데요. 흔히 SNS에서 돌아다니는 아티스트의 영상을 보면 그들은 단지 손에 쥐어진 재료만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나갑니다. 제가 중요시 보고 싶은 것은 도구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가가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얼마나 잘 표현하냐였습니다. 이력서 제목에 도구 명을 나열한 사람들은 일절 조회하지 않았습니다. 도구 명은 자신을 표현해주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잘 표현해주는 문장을 선택한 사람들을 위주로 조회했습니다. 이력서의 제목으로 추천해 드리는 것은, 자기 자신을 한 줄로 소개할 때를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저를 예로 들자면 “하고 싶은 게 많은 프론트 엔드 개발자" 혹은 “변태 개발자" 랍니다.

2.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어필 요소입니다. 디자이너 역량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임과 동시에 지원자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JPG 이미지로 첨부하셨으나 이미지가 너무 작아 제대로 살펴볼 수 없는 걸 올려 놓은 분이 있는가 하면, 워드로 엄청난 양의 글씨를 써두고 가운데 이미지를 떡하니 넣어두신 분도 계셨습니다. 작가가 아니라 디자이너임을 강조하는 포트폴리오인데, 과연 누가 그 많은 글을 전부 읽을까요? 심지어 일부 압축 파일은 맥에서 열리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분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압축 파일은 맥에서도 확인 할 수 있으나, 일부 압축 포맷은 맥에서 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별도 앱을 다운로드해서 이용해야 하는데, 면접관이 그런 수고를 들일 이유가 있을까요?

포트폴리오는 어떤 환경에서든 확인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합니다. 포맷은 크게 상관없지만, pdf는 환경을 타지 않아 포트폴리오의 기본 포맷입니다. Behance를 사용하시는 방법도 추천해 드립니다. Behance는 디자이너가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 중 하나로 포트폴리오로 사용하기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 사이트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도메인이 만료되지 않았는지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면접관이 포트폴리오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열심히 준비한 포트폴리오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체크 하셔야 합니다.

다음 글은 디자이너가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어 링크 남겨드립니다.
이직을 위한 디자인 포트폴리오, 어떻게 제작할까?

3. 면접

서류를 통과하셨다면 면접관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면접 준비는 최대한 많이 하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메모하면서 면접을 봅니다. 지원자분의 대답을 꼼꼼하게 적어두고 같이 일하게 될 팀원분들과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므로 면접을 보러 오시기 전에 회사에 대한 사전 조사는 기본적으로 하셔야 하며 질문지를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질문을 준비해 오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구인 공고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정보를 얻을 기회이며, 면접 보러 간 회사가 정말 나와 잘 맞을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면접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면접에 들어갈 때 지원자의 질문에 대비합니다. 공개가 불가능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전부 들고 가며 지원자가 하는 질문도 메모해둡니다. 다만 불필요한 질문은 삼가시는 게 좋습니다. 질문의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문의 질이 좋아야 합니다. 실무자와 경영자를 기준으로 질문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실무자가 해줄 수 있는 답변이 있는가 하면 경영자가 해줄 수 있는 답변이 따로 있습니다.

면접 시간은 길수록 좋습니다. 서로의 니즈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원자와 질문과 질문이 오가면서 지원자가 어떤 빛깔을 가진 사람인지를 가장 많이 보려고 합니다.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만 팀에 잘 적응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팀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 TFT가 되어 채용을 담당하면서 겪은것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짧은 기간이라 사례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구직을 하는 졸업생분들이나 아직 경험이 적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