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Figma로 기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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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에게 가장 친근한 프로그램 중 하나는 바로 파워포인트입니다. 파워포인트는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면 설계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파워포인트는 대중에게 발표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인 만큼 화면설계서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구시대의 유물 “파워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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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한 블로그 화면 설계서

파워포인트는 16:9라는 한정된 화면으로 한정된 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화면을 설계서로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설계해야 하는 화면이 길어지는 경우 페이지를 많이 차지하기도 했으며, 모바일 영역을 따로 만들어야 했죠. 파일로 이루어졌기에 버전 관리는 파일명에 날짜를 붙이는 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에 여러 명이 같은 화면설계서를 작성하는 건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파일을 작업해야 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파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서로 다른 버전의 화면 설계서를 보면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계서를 받은 이들은 수십 페이지를 옮겨 다니거나 별도 파일들을 열어보며 작업해야 했습니다. 자연스레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오랫동안 사용되고 익숙해진 점에 비해서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젊은 조직은 파워포인트 대신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 할 수 있고 각자 권한을 부여해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저장을 해주며 버전 관리까지 해줍니다. 채팅 기능과 원하는 위치에 코멘트를 달 수 있는 기능도 있었죠. 파워포인트보다 생산성이 매우 향상된 서비스 였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파워포인트와 구글 프레젠테이션은 발표를 위한 도구였기 때문이죠. 16:9 화면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길이가 긴 페이지나 모바일 페이지를 설계할 때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희, Figma로 기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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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ma로 제작한 화면 설계서

Figma는 디자인툴입니다. “협업"을 중점으로 UI/UX를 디자인 할 수 있게 제작되고, 처음에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유료 플랜은 1인당 15달러(월) 정도의 저렴한 비용이 드는 툴입니다. 디자인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 중이죠. 기획자들은 이런 디자인 툴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파워포인트나 구글 프레젠테이션보다 쉽게 도형들을 구성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화면의 제약이 없었습니다. “대지"라고 하는 큰 영역에서 원하는 사이즈의 화면들을 설정해 배치할 수 있거든요.

공간 제약이 없어진 만큼, 1920x1080의 실제비율로 설계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하는 비율, 원하는 크기로 설계를 할 수 있게 되었죠. 페이지의 개념이 아니다 보니 설계한 유저 플로우 순서대로 화면 설계서를 배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니면 관련이 있는 페이지끼리 모아둘 수도 있었죠.

협업을 강점으로 내세운 툴 인만큼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버전 관리를 제공해주며 권한을 설정해 에디터와 뷰어로 나눌 수 있었죠. 뷰어는 코멘트를 통해 의견제시가 가능합니다. 구글의 프레젠테이션만큼이나 생산성이 좋았죠.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학습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한글을 지원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화면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되어있거든요. 디자인 툴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어도 눈에 보이는 기능을 몇 가지 사용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디자인툴을 한 번도 다뤄보지 않으신 분이 Figma를 학습하고 나서 실무에 무리 없는 수준으로 화면 설계서를 작성 중입니다. 실무에 사용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죠.

기존에 파워포인트에서 작성한 블로그 화면 설계서를 Figma에 옮겨보았습니다. 기존의 양식에서 단점만을 제거한 상태라 파워포인트의 느낌이 강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양식으로 발전해서 더 좋은 화면설계서 가 탄생했으면 합니다.

Lovefield

Web Front-End developer

하고싶은게 많고,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변태스러운 개발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