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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스타터

  • Devellany

필자는 슬로우스타터다.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하며, 한 발자국 늦게 선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라면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하며,

스스로 납득할만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의 반절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느리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크나큰 단점이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 속도싸움을 하게 되면 아마도 번번히 뒤쳐질지도 모른다.

30년을 살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자 한 결과물이며,

누군가가 느리다고 비난을 하더라도 달게 받아드릴 수 있다.

그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필자는 빠르지 않다.

이 모든 것은 어린 시절 영향이 크다.

고등학생 때 쓴 직소퍼즐은 바로 나의 모습을 담은 글이기도 하다.

그 수필을 읽고 무엇을 느끼는지는 독자 마음이겠지만.

본론으로 들어와서 위험부담,

전공이었던 경제학 용어를 빌리자면 기회비용에 대한 계산을 철저히 하여

본인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였다.

이는 고집이며 아집일지도 모른다.

피해는 받지 않을지라도 이득을 취하지도 못 하며,

수많은 기회를 날리기도 한다.

뒤돌아섰을 때야 '기회를 놓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없으면 거짓말이고 자기기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필자다.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자존감이 없는건 아니다.

자신감과 자존심은 넘치지 않을지라도 자존감은 부족하지 않다.

슬로우스타터라고 나쁜 것만 존재하는건 아니다.

단점을 상쇄하고자 '열정을 담아야겠다.'고 선택하는 순간

모든 것을 바치며 가속하고자 한다.

남들보다 신중하게 선택하는 만큼 빠르게 따라잡고자 한다.

이미 목표한 지점에 도달할지라도 예외란 없다.

그동안 비축한 에너지가 바닥나기 직전까지 가속을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일 년을 쉬며 비축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다시금 달리고자 한다.

이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나 자신은 알지 못 하지만,

그 또한 필자가 선택한 길이다.

에너지를 비축할 동안 선택은 끝마쳤으며,

고집과 아집으로 뭉친 본인은 그 어떠한 조언을 들을지라도 무시할지 모른다.

아니, 무시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선택은 끝났다.

가속하기 위해 가다듬은 지금 본인은 오로지 달릴 생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