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기 위해 가르치다

Miscell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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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들이, 그리고 배움에 대한 본질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배우기 위해 가르친다.’는 말은 그 어떤 방법보다 가르치는 행위야말로 가장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다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쉽사리 시도하지는 못 한다. 이는 본인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르친다는 행위는 곧 다른 인물에게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아주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영향을 주며, 그로 인하여 그 사람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내가 아니라 네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변하든지 본인이 짊어지면 되지만, 타인의 인생을 하나부터 열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그렇기에 교사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만이 가져야하는 직업이다.(비록 현실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본인 또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국가공인자격증, 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아 발급 받지 않았을 뿐, 졸업한 대학교에 신청하면 나온다.) 이는 교생실습을 나갔었다는 의미지만, 결국 교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으며, 필자는 그 현실을 뛰어넘을 만큼 사명감이 깊지 않았다. 정확히는 수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그래서 교권을 포기하였고, 지금은 가장 즐겁게 즐긴 취미, 개발을 업으로 삼고 있다.(수필 쓰는건 개발보다 즐겁지 않다. 단지 자기 회고를 위한 취미일 뿐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는 지인이 필자에게 질문을 하였다.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면 되요?’ 크게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지인이었기에 놀랐었다. 첫 번째로 개발에 관심이 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며, 두 번째로 굳이 내게 물어보지 않았어도 주위에 많은 개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몇 마디도 나누지 않은 지인이다. ‘왜 하필 내게 물어본거지?’ 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래서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었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가르친다는 행위는 곧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며, 본인은 그만한 사명감이 없어서 교단에 서지 않았다. 또한 단순히 로드맵을 제시해줘도 지인이 원하는 답변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또한 이를 생각하고 필자에게 물어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부터 하나씩 가르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두 가지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로드맵만 제시하고 그만둘지, 아니면 직접 개인코치하여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줄지 고민하였다. 개인코칭은 귀찮다.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내 시간을 써야 한다. 그리고 필자는 이미 벌려놓은 일들이 많다. 스위프트 사내 스터디도 예정되어 있고, 토이프로젝트로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를 만지작거리며, 개발자 모임 두 개를 매달 참석하고 있다. 또한 필자에게 연습장이 되어준 비영리 사이트도 리펙토링해야 한다. 이는 수차례 딜레이 된 개인 프로젝트다.(취업에 밀리고, 개인사정 때문에 밀리고 하염없이 밀렸다.) 한 편, 최근에는 생활코딩 오프라인 강의를 주말마다 나가야 한다. 아직 두 번 남았다. 이 상태에서 또 일을 벌린다고? 딱 봐도 버거워 보이지 않는가? 하지만 결국 이 상황에서 필자는 일을 벌렸다. 비록 부족한게 있을지라도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보기 드물게 성숙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 또래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마인드이며, 필자도 그정도로 성숙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교사로서 사명감은 없었을지라도 교단에 서고자 했었던 필자에게는 그 누구보다 준비된 학생으로 보였다. 그래서 결심하게 되었다. 원한다면 직접 가르쳐주겠노라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필자 자신을 위해서다. 서두에 이야기하였듯이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행위는 가장 효율이 높은 공부 방법이다. 비록 기초부터 시작한다할지라도 그동안 본인이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다잡을 수 있으며,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원하는 수준보다 훨씬 큰 역량이 필요하다. 백 가지를 준비하여 하나의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르치는 행위는 가장 훌륭한 공부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인에게 가르쳐주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다행스럽게도 교보재가 훌륭한 덕분인지 첫 번째 개인코칭을 마음에 들어한 것처럼 보였다. 교생 때도 느꼈지만, 역시 교보재는 중요하다. 이 교보재는 다들 알고 있는 생활코딩이다. 필자가 독학을 시작할 때 참고한 교재가 이제는 교보재가 되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단 하나다. 지인이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단지 지인을 이용하여 내 공부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러니 고마워할 수는 있지만,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저 처음 보여주었던 그 모습을 계속 간직하고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필자는 말주변도 없고, 말보다는 글이 훨씬 편하다. 그러니까 개발하고 있는거다. 개발도 결국 글일 뿐이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글은 읽고 있는 당신을 위한 글도, 쓰고 있는 필자를 위한 글도 아니다. 단 한 명인 내 지인을 위한 글이다.

자, 같이 힘내서 해보자.

그리고 무엇을 선택하든 원하는걸 이루길 바랄게.

만약 이 길이 맞다는 생각을 하면 끝까지 도와줄게.

그렇지 않더라도 넌 훌륭한 학생이니 잘 될거라 믿어.

나에게도 너에게도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God bless You.

Devellany

back-end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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